질병-자살 인과관계 있으면 보험금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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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5

 작년 10월초에 개업하고 수임한 사건인데 최근에 판결 선고되었습니다. 진료기록을 분석하고 반소장, 사실조회촉탁신청서, 준비서면, 증거자료들을 준비하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유족들을 위해서 꼭 승소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는데 4개월만에 좋은 결과가 나와서 보람을 느낍니다. 기사문과 준비서면을 아래에 옮기겠습니다.



법원 "질병-자살 인과관계 있으면 보험금 줘야"

기사입력 2009-03-25 10:32


【서울=뉴시스】


보험가입자의 질병과 자살 사이에 인과관계가 밝혀질 경우는 보험금이 지급돼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보험가입자가 자살한 경우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판사 임채웅)는 J보험사가 "사망한 보험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며 정모씨와 정모씨의 유족들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기각 판결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정씨 등에게 6000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하게 됐다.


재판부는 "질병과 사망 사이에 사회적·법적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된다"며 "조씨의 경우 말기암의 발병으로 우울증을 앓았고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으므로 질병과 사망 사이의 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정씨는 지난해 6월 식도암 말기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전라남도 목포의 자택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미영기자 mykim@newsis.com





준비서면 



사    건(본    소) 2008가합******호 채무부존재확인

        (반    소)  2008가합******호 보험금

원    고(반소피고) oooo해상보험 주식회사

피    고(반소원고) 0   0   0  외2


 귀원 위 당사자간 사건에 관하여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하겠습니다)의 소송대리인은 2009. 1. 13.자 서울대학교병원장의 사실조회회신(이하 이 사건 '사실조회회신'이라 하겠습니다)을 피고의 이익으로 원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변론을 준비합니다.


 


1. 이 사건 망 조0000은 자살 당시의 잔존 여명이 보험기간 내에 있는 식도암 말기 환자로서 퇴원 당시 이미 뼈, 폐, 간까지 전이된 상태였습니다.


 가. 망 조0000(이하 이 사건 '망인'이라 하겠습니다)은 2008. 4. 3.경 서울 종로구 대학로 101번지에 있는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퇴원하였습니다. 퇴원 당시의 진단명은 식도암(상세불명 식도의 악성 신생물) 말기이었습니다(을 제1호증 - 진료소견서, 사실조회회신)


서울대학교병원장의 사실조회회신


문(1) 망 조0000이 2008. 4. 3.경 퇴원시 최종 진단명이 식도암(Esophageal cancer)이었는지요?

  예, 식도암이 맞습니다.


문(2) 망 조0000이 2008. 4. 3.경 퇴원당시의 상병코드가 상세불명 식도의 악성신생물(C159)이었는지요?

  예, C159가 맞습니다.


진료소견서(을 제1호증)


성    명 : 조0000   주민등록번호 : 650000-1000000

진 단 명 : 식도암(Esophageal cancer)

상병코드 : 상세불명 식도의 악성신생물(C159)



 나. 그리고 암의 진행정도를 나타낼 때 임상적으로 가장 흔히 사용하는 분류는 TNM병기인데, 이 중 T는 원발종양의 진행정도를, N은 원발종양 주위의 림프절전이를, M은 원격전이를 나타냅니다. T병기의 숫자가 클수록 예후가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사건 망인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M병기입니다. 이 사건 망인의 병기인 M1(제4병기)은 암세포가 뼈, 폐, 간까지 원격전이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장기생존이 불가능하고 예후가 극히 불량함을 나타냅니다. 다시 말해서 이 사건 망인은 2008. 4. 3.경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퇴원할 당시에 이미 매우 나쁜 분화도의 암이 망인의 뼈, 폐, 간까지 전이된 식도암 4기의 말기암 환자였습니다(을 제1호증 - 진료소견서, 사실조회회신).


서울대학교병원장의 사실조회회신


문(3) TNM병기는 종양(Tumor)의 크기와 침윤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T0 ~ T4까지의 다섯 단계로 구분되는데 숫자가 클수록 예후가 나쁘다는 것을 의미는지요?

  TNM병기 중 T병기는 원발종양의 크기와 침윤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T병기의 숫자가 클수록 예후가 나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 환자에서 더 중요한 부분은 M병기로 이 환자의 병기인 M1이라 함은 원격전이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장기생존이 불가능함을 의미합니다.


문(4) 망 조0000이 2008. 4. 3.경 퇴원당시 위 (2)항 진단명의 진행단계가 TNM병기 구분 및 형태분류에 따랐을 때 제4기(stage Ⅳ)이고 뼈, 폐, 간까지 전이된(metastasis to bone, lung, liver) 매우 나쁜 분화도의 암종(poorly differentiated carcinoma)인 상태였는지요?

  개개의 사실은 맞습니다만, 개념적으로 다시 정리를 하자면 암의 진행 정도를 나타낼 때 임상적으로 가장 흔히 사용하는 분류는 TNM 병기입니다. 여기에서 T는 원발종양의 진행정도를, N은 원발종양 주위의 림프절전이를, M은 원격전이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뼈, 폐, 간의 전이는 곧 M1을 의미하고 M1이 곧 제4병기를 의미합니다. 암세포의 분화도는 조직학적 소견을 세분화하여 나타내는 것으로 분화도가 가장 좋은 경우를 well differentiated, 중간인 경우를 moderately differentiated, 가장 나쁜 경우를 poorly differentiated로 분류하며, 분화도는 병기에 비하여 예후와의 연관성은 적습니다.


문(6) 망 조0000이 2008. 4. 3.경 퇴원당시의 진단명의 침윤정도와 세포 특성은 각각 어떠하였는지요?

  침윤이라는 표현은 원발성 조직에 국한하여 표현하는 경우로 이 환자에서 더 의미가 있는 것은 침윤 정도가 아니라, 암의 전이 정도입니다. 암이 이미 전이가 되어 있다면 침윤 정도에 관계없이 예후가 극히 불량하기 때문입니다. 세포 특성 또한 이미 전이가 되어 있다는 것만으로 예후가 극히 불량하므로 환자의 예후와 크게 연관되는 의미는 없습니다.



진료소견서(을 제1호증)


1. 상기 진단명의 진행단계는?(TNM병기 구분 및 형태분류)

4기(stage Ⅳ), 뼈, 폐, 간까지 전이됨(metastasis to bone, lung, liver)

매우 나쁜 분화도의 암종임(poorly differentiated carcinoma)


2. 상기 진단명의 침윤정도 및 세포 특성은?

종양4(T4)

매우 나쁜 분화도의 암종임(poorly differentiated carcinoma)



 다. 망인은 퇴원 당시에 전신 상태가 지극히 불량하여 항암치료를 받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을 제1호증 - 진료소견서, 사실조회회신). 설사 서울대병원 의료진으로부터 항암치료를 받았다 하더라도 약 5% 미만의 치료 효과가 예상될 정도였기 때문에 호전 가능성이 거의 없었습니다. 결국 이 사건 망인의 기대여명은 퇴원 당시를 기준으로 제4기의 말기암, 항암치료가 불가능할 정도의 불량한 전신상태, 암의 진행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6개월 미만이었고(을 제1호증 - 진료소견서, 사실조회회신), 좀 더 좁힌다면 3 - 4개월 정도밖에는 안되었습니다(사실조회회신).


서울대학교병원장의 사실조회회신


문(9) 망 조0000이 2008. 4. 3.경 퇴원당시의 상태가 항암치료로 호전 가능한 상태였는지요?

  환자의 전신상태가 지극히 불량하여 항암치료를 받기 어려운 상태였고, 항암치료를 하더라도 효과가 미미했을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따라서 항암치료로 거의 호전될 가능성이 없었다고 판단됩니다(약 5% 미만).


문(10) 망 조0000이 2008. 4. 3.경 퇴원당시의 여명기간은 어느 정도였는지요?

  기대여명은 6개월 미만이었으며, 좀 더 좁힌다면 3-4개월 정도로 추정되었습니다.


문(11) 위 여명 판단의 의학적 근거는 무엇인지요?

  환자의 병기(4기), 전신상태(항암치료가 불가할 정도로 불량), 암의 진행 속도(치료의로서 진단시부터 관찰해 온 내용을 종합하여 판단한 암의 진행 속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추정하였습니다.



진료소견서(을 제1호증)


3. 상기 환자의 퇴원 당시의 상태는 어떠했는지요?(항암치료로 호전 가능한 상태였는지요?)

08/4/3/ 퇴원시 전신위약으로 항암치료가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4. 퇴원 당시 상기 환자의 상태로 본 여명기간은?(본원에서 치료 마지막일로부터 1년 이내에 사망이 가능한 상태였는지요? 1년 이내에 사망이 가능한 상태였다면 이에 대한 의학적 소견은?)

2008. 4. 3. 퇴원 당시 환자의 의학적 상태를 고려할 때, 기대여명은 6개월 미만이었습니다.



 라. 소  결 - 망인은 식도암 말기 환자로서 퇴원 당시(2008. 4. 3.) 이미 뼈, 폐, 간까지 암세포가 전이된 상태이었고 기대여명 종료일이 2008. 7. 3.경 내지 같은 해 10. 3.경으로 예상되는 극히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였습니다. 따라서 망인이 2008. 6. 10.경 자살하지 않았다면 이 사건 보험기간 내(2008. 12. 31.까지)에 암으로 인하여 사망하였을 것입니다.



2. 이 사건 망인은 말기암으로 인한 통증, 우울증, 무력감과 불안, 전신쇠약 등을 이기지 못하고 투신자살하였습니다.


 가. 망인은 항암치료의 후유증으로 식도와 기도 사이에 천공(구멍)이 발생되어 음식물 섭취에 큰 곤란을 겪었고 침 삼키기 동작을 원활히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이에 의료진으로부터 스텐트 삽입을 몇 차례 시술 받았지만 일시적인 효과만 있었을 뿐이었고 발작적인 기침 가래로 목이 터져나갈 정도로 각혈하는 등 조금이라도 편한 날이 없었습니다.


 나. 망인은 2008. 4. 3.경 서울대학교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생존 가능한 시한이 향후 6개월 미만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과 함께 더 이상의 치료는 무의미하다는 설명을 듣고 휠체어에 의지하여 퇴원하였습니다.


 다. 퇴원 당시 망인은 무력감과 불안, 전신쇠약을 호소하였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의료진이 진통제로 망인의 통증을 조절하였기 때문에 망인이 통증을 극심하게 호소하지는 않았지만 진통제를 맞지 않으면 통증이 극심하였습니다. 그리고 병적일 정도의 우울감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암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통상적인 우울함을 호소하였습니다(사실조회회신).


서울대학교병원장의 사실조회회신


문(12) 망 조0000과 같은 식도암 말기암 환자인 경우에 극심한 통증, 우울증, 무력감과 불안, 전신쇠약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지요?

  식도암 말기암 환자에서 위의 증상들을 자주 호소합니다.


문(13) 망 조0000이 2008. 4. 3. 퇴원 당시 극심한 통증, 우울증, 무력감과 불안, 전신쇠약 등을 호소하였는지요?

  무력감과 불안, 전신쇠약을 호소하였고, 진통제로 통증을 조절하였기에 통증을 극심하게 호소하지는 않았지만, 진통제가 투여되지 않으면 통증은 극심한 상태였습니다. 우울증은 병적인 정도는 아니었지만, 암환자에서 나타나는 통상적인 우울함을 호소하였습니다.



 라. 망인은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퇴원한 이후에 전남 목포시에 위치한 중앙병원에 약 한 달간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망인은 보존치료에 불과한 병원생활에 지친 나머지 집에 가기를 간절히 원하였기 때문에 중앙병원에서 퇴원하여 귀가하였습니다. 귀가 후의 망인은 몸무게가 암 진단 당시보다 25kg 가량이 빠졌고 피부 괴사 증상을 보였습니다. 입술이 말려 올라가서 치아가 노출된 상태였고 눈자위가 움푹 꺼져서 눈감기 조차도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몸에서는 악취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마. 망인은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는 점과 급작스럽게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고통스러워하였고 심하게 절망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배우자와 두 명의 어린 자식들을 두고 먼저 떠나야 한다는 죄책감, 무력감과 불안 그리고 암 전이로 인하여 전신에 퍼져오는 극심한 육체적 통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망인은 끝내 말기암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 우울증, 무력감과 불안, 전신쇠약, 통증을 이지기 못하고 2008. 6. 10. 16:00경 피고 정0000(망인의 배우자)가 시장을 잠깐 간 사이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마지막 힘을 내어 거주지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투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갑 제3호증 - 변사사실확인원).


 바. 소  결 - 이 사건 망인은 식도암으로 인한 통증, 우울증, 무력감과 불안, 전신쇠약 등을 이기지 못하고 투신 자살하였습니다. 따라서 망인의 질병(말기암)과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습니다(사실조회회신).

 

서울대학교병원장의 사실조회회신


문(14) 망 조0000은 2008. 6. 10. 16:00경 거주지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 자살하였습니다. 망 조0000의 극심한 통증, 우울증, 무력감과 불안, 전신쇠약, 통증 등과 위 투신 자살과의 인과관계는 어떠한지요(극심한 통증, 우울증, 무력감과 불안, 전신쇠약, 통증 등이 자살 결심에 영향을 미치는지요)?

  망 조0000의 식도암으로 인한 통증, 우울증, 무력감과 불안, 전신쇠약이 자살 결심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직접적인 자살 결심의 동기로 충분하다고 판단됩니다.



3. 결  론


 망인은 식도암 말기 환자로서 퇴원 당시에 이미 뼈, 폐, 간까지 암세포가 전이된 상태이었고 기대여명 종료일이 2008. 7. 3.경 내지 같은 해 10. 3.경으로 예상되는 극히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였습니다. 따라서 망인이 2008. 6. 10.경 자살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사건 보험기간 내에 암으로 인하여 사망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망인은 식도암으로 인한 통증, 우울증, 무력감과 불안, 전신쇠약 등을 이기지 못하고 투신 자살하였습니다. 따라서 망인의 질병(말기암)과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할 것입니다.